자유게시판

HOME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동문서답]...... 첫 경험이라 그럴 뻔 했다... 글보기
[동문서답]...... 첫 경험이라 그럴 뻔 했다...
이름 임헌표(전기/8) 작성일 2010.09.02 00:06 조회수 2,269

비님은 주룩주룩.............

언제라고 할것도 없이 내리신다.

내 생각엔 하늘이[위] 이고.. 땅이 [아래]라 생각되니 그런게다.

 

수요일 밤  ~늦은 밤[밤 9시]......

대전 대동전철역을 가기위해 걷는다.

집을 가려면 [대동역]까지 10분.. 전철타고 [시청역]까지 15분...

[시청역]에서 걸어서 10분을  가야 집이다.

택시.......?

비님이 오신다고 그걸타면 빠르겠지...

요금이야 6,000원정도 나올까.....?

 

지갑엔 만원권 1장.

천원권 3장.

동전으로 1,000원.....

교통카드......

그러나 생각도 ~ 망설임도 없이 전철을 탄다.

1,000원이면  되니까.....

 

길을 걷는데 갑자기 내앞을 가로 막는이가 있다.

내가 피한다고 피하는데 ~~

그길 마저 막아선다.

좁은길에서 우산과 사람으로 갇혔다.

나는 습관대로 잠시 걸음을 멈추고 기다린다.

누군가 확인도 안하고 비켜가길 기다린다.

 

잠시...... 고요함이 깨지고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요..아저씨 배가 고파서 그러는데요....동생이랑 나랑 굶어서 그러는데 돈 만원만 꿔주세요.]

나는 당황했다.

말없이 지나칠 공간도 없었다.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봤다.

얼굴이 고왔다.

이제 스무살을 막 - 넘었을 것 같다.

험하게 살지는 않았을것 같고...

생활이 그리 어려워 보이지도 않고....

 

내 입이 얼어 붙었다.

머리속으로 빙빙 엉뚱한 생각만 떠 오른다.

만약에... 만약에 저 아이가 인연이되어 [내 며느리] 롤 들어온다면 어째야 하는가...

이 만남을 어째야 하는가.... !

저 정도면 내 수양딸을 삼고 싶은 욕심이 나는 아이.....

 

잠시동안 이라도 머리가 심란하다.

[정말 어려워서 굶은것일까....? ]

[혹시 나뿐일을 하는 아이는 아닐까...? ]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재미삼아 저러는건 아닐까...?..]

나는.......

이런일이 거의 [첫 경험] 이다.

첫 경험 이라는게 이렇게 어려운게다.

어떻게 처신해야 하며.... 나는 이런때 무슨말을 해야하는건지...... !

그 시간이 나에겐 엄청 길었다.

 

입은 얼어 붙어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당황스럽기도하다.

( 진짜..... 진짜 굻어서 그러는거니....?.. )

그렇게 하려고 생각은 하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냥....... !

지갑을 꺼내고 돈을 꺼내는데.....

희미한 불빛에 바라보니 천원짜리만 자꾸 나온다.

다시 넣고 다시 꺼내도 천원짜리......

더 - 당황했다.

그리고 다시 꺼내니 만원짜리.......

그 소녀들은 내 지갑에 전 재산을 다 보았다.

그리고,

만원을 받고는 길을 터 주었다.

 

그 이야기만 생각난다.

[꿔 달라]... 했던 말........

그런데 갚는다는 이야기는 없었고 ~ 고맙다는 인사만 있었다.

나는 길게  ~~~ [응 ~~~ ! ] 하고 대답했다.

내가 그 소녀들에게 했던 말은 그게 전부였다.

 

나는 전철역 계단을 내려오면서 나를 칭찬했다.

잘했다.... 참 잘했다......

큰 실수를 할뻔했다.

( 진짜 굻은거니..진짜 배가 고파서 그러는거니...?...) 그럴뻔했다.

그걸 물으려했다.

그게 궁금했고, 진실인지 알고 싶었던게다.

[ 내 중심] 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 소녀들이 만약에 [나] 였다면 그건 거짓말 이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 작은 소견땜에  어쩌면 순수할수도 있었을 그 들에 행위가 나쁘게 보였던게다.

 

그 소녀들이 이야기하는 촛점을 몰랐던게다.

그들에 관심대상이 뭔지를 몰랐던게다.

그래서......

( 진짜 굻은거니..진짜 배가 고파서 그러는거니...?...) 하고 물었다면......

나는 [동문서답]이 되었던게다.

그들이 나에게 원한 대답은.....

[준다.] [안준다] 그걸 물었던게다.

그들에 행위가 옳고 그름은 뒤에 문제고 ~  나한테 요구한 답은[O][X] 문제였다.

 

나는 전철안에서 홀로 웃었다.

[까딱하면 동문서답  할뻔했네........ !  ]

그러면서........

 

다운로드표
댓글리스트
강남철(기계/14) 2010-09-12 20:57:36
그럼 같이 가서 저녁을 함께 먹을까? 하면 어떤상황이 되었을까요?
김희곤(전기/16) 2010-09-03 07:10:10
그 소녀만이 진실을 알꺼예요
그래도 전 믿고 싶네요
세상이 너무 각박 하니까
김이중(방직/7) 2010-09-02 11:07:03
절대절박한 상황이었다면 모를까 참으로 그 아이 맹랑하네요.
그것도 사람이 비켜가기 어려울 정도의 골목길에서 길을 막아서면서까지.......
나도 마찬가지로 두가지 갈림길처럼 생각이 씁쓸하게 빙빙도는군요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