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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고싶은 양양 달래길
이름 강남철(기계/14) 작성일 2011.06.08 22:28 조회수 3,266
지리산의 들레길이 있고 제주도에 올레길이 있다면

강원도 양양에는 달래길이 있다.

이번 도보여행을 양양 달래길로 선택한 것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아 사람들이 적지 않을까 해서이다.

 

 

서울서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3시간 반을 걸려 양양에 도착하니 11시가 조금 넘었다.

점심시간도 다가오고 도보을 한후에 먹기에는 시간이 늦을것 같아 일단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근처, 식당을 찾아보니 메밀국수집이 있어 메밀국수와 메밀전을 먹었다.

일전에 봉평에서 메밀국수를 먹돈 생각이 난다.

왜? 이런곳에서 음식을 먹으면 그 맛이 꿀맛일까?

 

 

든든해진 뱃심으로 도보를 해볼까?

하월천리 응달마을에서 부터 도보가 시작된다.

개천 다리를 건너 달래길로 향했다.

 

 

초임에는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 이어져있다.

한 삼십분을 걸어 올라갔다.

주변을 돌아보니 깨끗이 정돈된 느낌을 받는다.

 

사계에서 도보나 산횅하기에는 봄과 가을이 좋은데 봄에는 종종 모내기 하시는

시골사람을 접하고 가을에는 가을 걷이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마다 어쩐지 미안한 생각을 하게된다.

큰소리로 수고하신다고 말하고 손을 흔들어 보인다.

농부들이 내 고향을 찾아 준 이방인에게 두손 들어 반겨준다. 

 

 

 

이제 본격적으로 산행을 해야하는 갈림길이다.

초행길이니 삼형제봉쪽을 택하고 적당한 곳에서 돌아오기로 맘 먹는다.

제대로 산행을 하려면 5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먼거리 차량을 타고와서 무리를

지 않을 작정이다. 

 

시루봉과 삼형제봉 갈림길 옆에는 계곡이 있어, 잠시 쉬며 물소리를 듣고 시원한

계곡물로 세수도 해본다.

역시 산속에는 이런 게곡과 계곡물이 있어야 운치가 더한다.

 

계곡에 물이 흐르면 건강한 산이다.

빗물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은 숲이 우거져 있다는 뜻이며 생태계가 잘 어우러져

있다는 뜻이다.

나무와 풀과 쌓여 있는 낙엽층에서 품고있던 빗물을 천천히 흘려 내려보낸다.

약수탕이 따로 없다.

 

 

또 다시 산행을 계속한다.

가끔 들리는 부석거리는 소리는

내 발자국일까? 야생동물의 발자국일까?

아니면 내가 야샹동물이 되어 소리내는 것일까?

 

 

산행 길이나 도보 길의 갈림길에는 이정표가 있기 마련이고

이를 확인하는 산사람들이 있다.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지 도보여행을 하는 분들이 드문 편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어느 둘레길 처럼 도보여행객들로 가득 찰 것이다.

 

눈을 어디에 두어도 온통 산림이 무성하다.

마치 열대우림지대를 지나는 착각을 느끼게한다.

이런게 바로 삼림욕인가 보다.

땀조차 향기롭다.

 

 

중간중간에 산길로 보기에는 넓게 다듬어 놓은 길도 있지만, 

 

이렇게 나무 사이로 혼자갈 수 있는 길도 있다.  

 

또 다시 만나는 계곡과 계곡물.

이렇게 숲이 우거져 있으니 나무나 낙옆에서 품고 있던 빗물이 꾸준이 흘러나와

곡물을 흐르게 한다.

 

나는 또 다시 야생동물이 되어 물가에 다가간다.

장자는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놀았다는데...

나는 한마리 사향노루가 되어 뛰어나 볼까? 

 

 

잠시 휴식을 취하고 또 다시 열대 우림같은 숲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우리가 이렇게 달래길을 걸을 수 있는건 기분 좋은 일이다.

이렇게 기분 좋게 만드는 달래길를  만든것은 하월천리 달래촌 사람들이다.

 

 

현재 내가 걷는 이 길은...

1년전,

하월천리 마을사람들이 힘을 모아

잔가지 나무를 치고, 잡목 나무를 제거하고, 돌계단과 토목 공사를 하여

만들어진 80km 달래길이다.

트래킹 코스로도 안성마춤인 것 같다.

 

아마도 지리산 둘레길보다 제주도 올레길보다 더 정성드려 만들었을 것이고

자부심과 보람을 느꼈을 것이다.

그분들의 마음과 인심을 이 숲속같이 풍성하고 포근하게 느껴진다.

 

 

 

 

바위틈에 세워진 벌통을 보게된다.

꿀을 모으러 벌통을 떠난 일벌들이 어딘가에서 죽어 다시는 제 집으로 돌아오지 않

는 경우가 점점 늘어난다고 한다. 이는 개발과 도시화 등 자연환경의 변화를 큰문제

로 보고있다. 아인스타인은 벌이 사라지면 4년후 인간도 사라진다고 했다. 

 

내려오는 길

모내기를 하던 마을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한가롭게 느껴지는 시골풍경만이 스펙트럼처럼 펼쳐진다.

3시간 동안 도보의 피로를 가시게 하는 순간이다. 

 

 

돌아갈때 영동고속도로로 되돌아 갈까 하다가 한계령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삼십분후 도착한 삼팔선 휴게소이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속초에가서 회 한접시와 매운탕을 먹고 가야하는데 아쉽다.

다시 올때는 시간을 넉넉히 해서 와야겠다.

 

 

 

한계령으로 가는길은 안개가 끼고 위험해 사진을 찍지 못했다.

한계령 휴게소를 다달아서 옆 길로 재를 넘고 인제 내린천을 따라 서울로 향했다.

길은 그리 막히지는 않았지만 어느덧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내린천 근처 식당에서 다슬기 국으로 저녁을 먹고 다시 출발하였다.

차는 팔당댐을 지나 서울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마치 새로운 발견한 기쁨을 느끼듯 양양 달래길을 다녀왔다.

진입로가 어느 한곳이 아니며

초보자나 경험자들을 위해 13개의 달래길이 있으며 중간 중간에 서로 만날 수 있는

양양의 달래길.

 

짧은 시간을 두고 다녀온 터라 몬내 아쉬운 도보여행길이었다.

그래서 조만간 다시한번 가보고 싶다.

 

 

2011. 05. 29

14회 강남철

http://blog.daum.net/nc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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