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대신 떡을 먹는다는 애동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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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임헌표(전기/8) | 작성일 | 2009.12.23 15:45 | 조회수 | 2,450 |
일요일밤 칠학년일반(71세) 되는 시골마을 이장님이 전화를했다.
[아저씨.... 내일 마을회관에서 동지팥죽 먹기로했는데 놀러와유.....]
동짓날......
금년동지는 음력으로 11월7일...
동짓달 초순에 동지가 들었다고해서, 그래서 애동지라 그런다.
팥죽대신 떡을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팥죽을 하되 새알심을 넣지 않는다는 설도있다.
다 ~~ 무시하고 새알심까지 넣어서 팥죽을 쑤기로했단다.
얼마만인가 이넘의 새알심...... !
40여년전.......
우리 엄마도 저렇게 팥죽을 쑤어 집둘래에..담둘래에 뿌리셨다.
액운이 들지 말라고 동물 피 대신에 팥죽을 쑤어 우리 울타리안에 가족을 지키려하셨다.
가슴이 울컥한다.
그때의 엄마는 그걸 미신이라 여기신적이 없고 ~~
그 정성을 위해 목욕재개하시고 정안수도 떠다놓으시고......그랫다.
오늘은 이렇게 마을동민이 모여 팥죽을 먹는다.
15년전에 떠나신 엄마의 모습은 눈앞에 생생한데.......
벌써 이승과 저승으로 우리 모자사이엔 장벽이 생긴게다.
마을 아짐들을보니 그런 생각이든다.
마을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자연부락.....
그곳에도 세분에 할머니들이 계신데,
추운 날씨에 길이 얼어붙어서 마을회관에 오시지를 못하여 내가 모시러갔다.
마을 어른들은 나보구 복 받을거라며 칭찬을 하시지만,
내가 안가면 바로 내위에 막내가 칠학년 일반(71세) 인 마을이장이 가야한다.
이렇게 가가호호 방문하며 어르신들을 모셔와야 동네잔치를 할수있다.
요즈음 시골이 이 지경에 이르른게다.
천천히 준비하고 나오시라고 시간여유를 드리며,
이뿌게 단장한 시골집을 사진에 담아본다.
참 좋아진 세상이다.
마을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앉아 식사도하고 담소도 나누고.......
한 여름날엔 가뭄이 닥쳐와 물꼬땜에 싸움도 하고,
경사날엔 내일처럼 반갑게 축하해주고 기뻐해주는 이웃들....
그들이 이렇게 함께할 공간이 있으니 참으로 좋다.
동지팥죽.......
애동지라 떡만 먹을 뻔 했지만,
그런것 안따지고 새알심도 넣고 정성을 다한 팥죽은 맛있었다.
옛 조상님들은 [동지만 지나면 새해가 밝아온다.]했다.
동지 이튿날부터 낮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인게다.
올해가 단기 4342년....
서양문물이 들어오기 훨씬전부터 우리 조상님들은 그리 아셨던게다.
설익은 지식인들은 우리에 훌륭한 문화를 모르고,
주워들은 얄팍한 상식으로 우리문화를 미신이니...뒤떨어진 사고니...그런다.
시골마을......
빈손으로 가기가 얼마나 민망스러운가.....
이장한테 넌즈시 물었더니 귤 한상자만 협조해달란다.
술 한상자도 필요한데 그건 사오면 경비를 계산해서 준단다.
그리 순박한 시골분들이다.
귤 한상자.....술 한상자.... 그건 내가 인사하겠다고했다.
꼭 필요한걸 사다 드릴수있어서 내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아주작은 시골마을에 마을회관,
시계마저 멈춰서서 세월감을 잊고있지만,
누구도 서두르지않고,
내자신보다는 자식에 행복을 비는 늙은 부모님들만 가득찬 마을회관이다.
60대도 없는 시골마을.
수십명의 노인들은 모두가 70대. 80대...그리고 90대....
그러니 늘 - 범죄없는 마을이 된단다.
아직.... 시골은 순수함이 살아있다.
세종시 주변이라 일컷는 마을...
여섯달만 지나면,[2010년 6월 19일 또는 26일]
충전회[전기과 8회] 친구들과,
그때 그사람들이 몰려가 감자를 캐야할곳.......
바로 ~ 그 마을에 경로당모습입니다.
박종복(기계/9) | 2009-12-23 23:05:02 | |
옛날생각나네요,언제그런팥죽먹어볼까요,좋은그림과글,정겹군요 | ||
김이중(방직/7) | 2009-12-23 18:50:29 | |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동지팥죽은 맛도 있고 순박한 우리네 삶에서 오랜 풍습이 되어 내려오고 있지요, 부지런하고 심성곱게 살아가고 있으니 복 많이 받을겁니다. 잘 했어요 이 사진 말인데요 내가 해 놓고도 잘 모르겠는데 어떻게 사진이 올라왔는지 모르겠네요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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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표(전기/8) | 2009-12-23 15:54:38 | |
자유게시판...... 이런 ~ 저런 ~ 이야기들을 올려주시면 좋겟습니다. 사람사는 이야기.. 우리주변 이야기로 늘 - 채워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여기 홈피 운영위원장을 맡아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라오는글을 다 읽어보고 댓글도 열심히 쓰고있습니다. 댓글 한줄.... 그것이 우리동문들에게 힘이된다고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