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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성(36) 어머님과 전화 내용입니다. 글보기
손대성(36) 어머님과 전화 내용입니다.
이름 김이중 작성일 2009.08.22 15:11 조회수 2,107

제가 총동문회에서 총무로 업무를 보게 된 세월이 벌써 4년차 상반기가 지나고 있습니다.

작년 한 때 정말 어려운 고비를 넘기기도 했지만 즐겁고 보람 찬 시간도 많았습니다.

선배님들은 오빠처럼. 그리고 후배님들은 친동생처럼 또한 30회 이후의 후배님들은 자식처럼 사랑스러운 게 남 같지 않고 무조건 반갑고 왠지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2009년 8월11일 오후에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아들이 연회비를 작년에 내지 못했다며 2008~9년도의 연회비를 내라면서 4만원을 주고 갔는데 그 돈을 너무 급해서 비료 값으로 써 버렸는데 전에 동봉 했던 지로용지로 보내도 되느냐는 전화였습니다.

그 다음의 내용이 그냥 흘려듣기에는 너무 감동스러웠습니다.

농사를 지으시며 아들 손대성(전/36)과 함께 살았지만 지금은 아들은 객지에 취업(삼성반도체)하여 나가고 홀로 농사를 지으신답니다. 어머님 혼자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 안쓰러워 힘든 일은 하지 말라고 하지만 농사일이 어디 그렇냐고요~ 낮에 포도밭에 가서 일을 하고 밤 늦게까지 포도 박스를 접느라 고생이 되지만 아들은 주말이면 빠뜨리지 않고 집에 와서 어머니와 함께 농사일을 한답니다.

“요즘 취업이 어려운데 직장을 잘 잡으셨네요, 그리고 젊은 사람들 어디 부모님 고생 하시는 걸 신경 쓰는 사람 몇 명이나 됩니까? 보통 젊은 이들은 친구들과 모여서 주말이면 놀러 갈 궁리나 할 텐데 아들 가정교육을 정말 잘 시키셨네요” 라고 말하니 그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 제가 잘 가르친 거 없어요.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잘 가르치셔서 그렇지요” 하시더군요.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겸손한 어머니와 아들의 효성을 삭막하기만 이 시대에 모두 본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께 대한 효성이 지극한 그 마음이기에 동문회의 회비도 낼 마음이 생기는 게 아니겠습니까? 낳아주신 부모님 없이 자신이 없고 출신학교(母校) 없이 지금의 자신이 없듯이 말입니다. 친구들과 선생님들과의 3년이란 세월이 생각 해 보면 참으로 귀중한 시간이 아닌지요.

총동문회의 회보는 동문들이 보내준 연회비와 성금으로 발송하고 있습니다.

연회비 2만원을 놓고 보면 작을 수도 있지만 하나의 물방울이 모여 내를 이루고 강을 이루 수 있듯이 동문 모두가 동문회의 더 나은 발전을 위하여 작은 정성으로 큰 힘을 만듭시다.

무덥고 나른한 여름이 지나면 시원하고 결실 가득한 가을이 오겠지요.

동문님들의 가정에 건강과 화목으로 행복을 이루시고 하시는 일 모두 만사형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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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리스트
김이중 2009-08-25 21:29:19

일요일에 학산리에 있는 그 후배님의 포도밭은 정말 찾기 힘들었지만 후배의 모친께서 반갑게 맞아주어 좋았고, 무엇보다도 포도가 기가 막히게 달다는거 너무너무 맛있어요, 월요일부터 포도를 두송이씩 들고 동문회사무실에 출근하는데 드시고 싶은 분들은 놀러오세요, 맛있는 포도 드릴께요, 덤을 많이 받았거든요.ㅎㅎ
이윤학 2009-08-25 10:51:15

스쳐 지나칠 동문 모친과의 통화를 다감한 마음으로 채색하여 더욱 빛이 나고, 후배님의 정성에 고맙워 하며, 그 후배의 자당님 모습은 웬지 많이 보아 온 낯 익은 우리들의 어머니를 연상케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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